가족의 관리는 차질이 없을 겁니다. …당신이 내팽개친 것을 돌보는 것이 저의 몫이었을테니.
HP | 63.0 + (2.17*lvl) |
DEF |
Trigger | Dialogu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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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격 획득 | 가족의 관리는 차질이 없을 겁니다. …당신이 내팽개친 것을 돌보는 것이 저의 몫이었을테니. |
아침 인사 | 해가… 뜨는군. 곧 인간들이 잔뜩 찾아오겠지. 아무것도 모르는 얼굴로 웃으면서. 가족들은 웃음거리가 되어 타들어가는 갈증에 목을 움켜쥐는데… |
점심 인사 | 성문을 걸어 잠가보아야 또 부서져라 문을 두드리겠지. 그러면 어버이는 눈을 반짝이시며 어서 그 기사를 들이라 할 거고. 후우… 매일 이 시간만 되면 머리부터 아파오는군. |
저녁 인사 | 꺼질 줄 모르는 고해소의 불빛. 재단실의 미싱소리. 퍼레이드 연습실의 땅울림. 더는 두고 볼 수 없어. 굶주린 가족들이… 어버이의 꿈에 갇혀사는 건. |
대화 1 | 어버이께서는… 누구보다 강한 힘과 강인한 정신력을 지니셨어. …그렇기에 우리를 절대 이해하실 수 없는 거다. 우리가 얼마나 피에 절실한지. 우리가 어떻게 죽어가고 있는지. |
대화 2 | 권속을 만들지 않은 이유… 처음에는 혼자가 편해서. 그 다음에는 책임질 것이 늘어나는 게 싫어서. 그리고 지금은… 헛된 꿈에 취한 어버이 대신, 내 동생의 자식들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벅차니까. |
대화 3 | 정의로운 해결사? 그런 건 없어. 하얀 달의 기사가 말했던 용기도, 자비도, 겸손도… 인간의 기준에 치우친 발상일 뿐. 그들이 우리와 같은 갈망을 가졌다면, 그런 정의로움을 논할 수 있었을까? |
동기화 후 대화 1 | 결국 당신이 꾸었던 공존이라는 허울 좋은 꿈은… 가족을 울타리 밖으로 내팽개친 무책임한 어버이로 끝을 맺는군요. 왜 우리의 고통은 안중에도 없었던 겁니까, 왜 우리는 항상 희생을 강요당해야만 했던 겁니까! |
동기화 후 대화 2 | 공존이 끝났으니, 만찬을 즐길 때가 왔다. 인간을 죽여 피로 온몸을 적시고, 억눌렸던 감정을 따라라. 그리고… 심장에 박힌 말뚝과 짓눌린 혈향 앞에 돌아와 목놓아 외치는 거다. 앞으로 우리는, 혈귀답게 살겠노라고. |
방치 | …좋은 생각이 났더라도, 입 밖으로 꺼내지 마. 허황된 생각을 들어주는 건 이제 지긋지긋하니까. |
동기화 진행 | 그 허황되고 유치한 꿈은 즐거우셨습니까. 이제 깨어날 시간입니다. 당신이 외면하고 떠넘겼던 모든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 …원망하십시오, 어버이시여. 우리 역시 당신을 원망할 테니. |
인격 편성 | 책임은 모두 내가 진다. |
입장 | 라만차랜드를 뒤엎는다. |
전투 중 인격 선택 | 나는… 어떤 말도 할 수 없어. |
공격 시작 | 가족을 위해… |
적 흐트러질 시 대사 | 꿰뚫리고… |
흐트러질 시 대사 | 별 것 아닌 상처다. |
적 처치 | …쏟아내라. |
본인 사망 | 신부… 네가 말했던 벌이… 이것인가. |
선택지 성공 | 지금은 성공했지만, 앞으로는 어떨지. |
선택지 실패 | …불가능한 것에 기대를 품었던 거다. 처음부터 안 될 일이었어. |
전투 승리 | 고작 이 정도로 만족하려고, 패륜의 죄까지 저지른 게 아냐. 더 많은 가족들이 배불리 먹기 위해… 피의 흐름이 멈춰선 안 돼. |
EX CLEAR 전투 승리 | 오랜 목마름도, 어버이를 향한 죄책감도… 피를 마시는 순간에는 생각나지 않을 거다. 그러니, 가릴 것 없이 마음껏 마셔. 그게 우리가 이룰 수 있는 유일한 꿈이니까. |
전투 패배 | …예상한 일이야. 어버이와 달리 우리는 약하니까. 비록 지금은 이렇게 되돌아가지만, 더 많은 피가 흐른 뒤에는… |
혈갑
자신의 공격 종료 시 적이 사망했다면, 대상의 최대 체력 10%만큼 <<((BloodDinner))혈찬>> 생성 (턴 당 최대 100, 집중 전투인 경우 부위로 판정)
턴 종료 시 잃은 체력 15%당 다음 턴에 <<((AttackDmgUp))피해량 증가>> 1 얻음. (최대 3)
전투 중 아군이 출혈 피해로 사망하려 할 때, 해당 턴동안 출혈 피해로는 사망하지 않음. (전투 당 인격 1명당 1회 발동)
‘가족들이여 억눌러온 허기를 채워라’
SCARLET x 3
전투 시작 시 체력이 가장 적은 아군이 잃은 체력 20%당 <<((AttackDmgUp))피해량 증가>> 1 얻음. (최대 3)
- 대상 아군이 <혈귀>면, 효과를 대신하여 잃은 체력 15%당 <<((AttackDmgUp))피해량 증가>> 1 얻음. (최대 3)
참는 것은 끝이다
참는 것은 끝이다
참는 것은 끝이다
참는 것은 끝이다
원하는대로 펼쳐라
원하는대로 펼쳐라
원하는대로 펼쳐라
원하는대로 펼쳐라
꿰뚫겠습니다
꿰뚫겠습니다
아류 산초 경혈 6식 - 채찍
아류 산초 경혈 6식 - 채찍
아류 산초 경혈 6식 - 채찍
아류 산초 경혈 6식 - 채찍
아류 산초 경혈 8식 - 갈라지도록
아류 산초 경혈 8식 - 갈라지도록
아류 산초 경혈 8식 - 갈라지도록
아류 산초 경혈 8식 - 갈라지도록
산초류 경혈 오의 - 라 샹그레
산초류 경혈 오의 - 라 샹그레
…….
당신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뭐 하는 거야! 어서 찔러!
으…
그토록 당신을 사랑한 가족들이.
그토록 가족들을 사랑한 당신에게 말뚝을 찔러 넣는 이 상황에서.
찔러!!!
으아아아아!
…당신이 잘못한 거야. 당신이 우리 가족 모두를 버린 죄를 지은 거니까.
증오와 분노로 얼룩진 저주 섞인 말을 들으며.
당신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꿈에서 깰 시간입니다, 어버이시여.
그 말에 당신은 어떤 답도 해주지 않았지.
우리에 대한 분노로 입을 닫았던 건 아니었던가?
아니, 그렇진 않았다.
그저… 자신은 변명 하나 뱉을 자격이 없다는 듯.
말뚝에 못 박힌 당신은 죄인처럼 고개를 떨구었으니.
무엇이 우리를 이렇게 만들었을까.
이 모든 일은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그 답을 모르는 이는 없다.
누군가 성문을 세차게 두드리던 그날.
어버이의 눈빛에 흥미가 스며들던 그날.
기사의 모험담에 빠져드는 어버이를 보며, 꿈을 응원하자고 가족들이 담소를 나누었던 그날.
그 모든 날이 쌓이고 또 쌓여, 지금을 이루었으니.
당신과 우리 사이에 쌓아 올려진 높다란 벽은, 오롯한 당신의 책임.
당신이 우리를 버린 겁니다.
복도 끝까지 어버이의 웃음소리가 울려 퍼진다.
즐거워하는 어버이의 곁에는 내가 아닌 하얀 달의 기사가 있었다.
나는, 그런 두 사람을 바라보며 기둥 뒤에서 숨을 죽인다.
어버이가 나의 가슴에 꽂아 넣은 말을 떠올리며.
'호위는 더 이상 필요 없단다. 라만차랜드와 가족들을 돌봐주렴.'
그 말에는 어떤 가식도 거짓도 섞여 있지 않았다.
당신께선 아침 식사와 함께 넌지시 꺼낸, 부드럽고도 친근한 말투였으니까.
그렇기에 믿고 싶었다.
어버이께서 나를 배려한 것이라고.
혈귀는 피를 탐하지 아니하고.
타인을 돕는 자비로운 영웅이 모두를 지키며.
인간과 혈귀가 낙원 속에 함께 웃는 이야기.
우리가 잃어버린 내일을 찾기 위해 꿈을 품으라 말하는…
그 허무맹랑한 이야기에 흥미를 잃어버린 나를 배려한 것이라.
기사의 영악한 말재주에 넘어가셨음에도 가족들을 신경 쓰려 내린 결정이리라.
그렇게… 믿고 싶었다.
하지만 기둥 뒤에 숨어 바라본 어버이의 담소에 그 모든 것이 변명 같다고만 느껴진다.
작은 웃음소리와 가벼운 대화, 그들만의 세계.
저 인간이 해주는 이야기가 그렇게나 재미있는 겁니까.
어버이는 새로운 꿈을 꾸고 계셨다.
언젠가 우리를 하나둘 주워 올리셨을 때 꾸게 했던 꿈은 저버리고서.
당신께 그 꿈이 얼마나 황홀한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나에게는.
아니, 우리 가족들에게는… 그 꿈은 더할 나위 없는 악몽일 테지.
이 끝 모를 악몽 속에서 우리는 얼마나 더 제정신으로 버틸 수 있을까.
눈을 감을 때마다 불현듯 그리 오래되지 않은 지난날의 기억이 떠오른다.
본능을 억누르다 미쳐버린 가족들.
혈귀로서 인간을 해쳐 행복을 얻고자 했던 그들을… 어버이가 용서하지 않았던 그때.
어버이의 명령에 따라 창을 쥐었던 손에는 낯선 감각이 남았다.
죽지도 않은 이들을 땅에 묻던 나는, 가족의 머리를 터트리던 나는 어떤 기분이었을까.
눈을 뜨고 내려다본 손에 흥건하게 배인 땀을 닦고,
늦은 시간에도 불이 켜진 신부의 구역을 눈에 담았다.
지금 가족들을 버티게 해주는 건 어버이의 꿈 같은 게 아니라.
신부가 건네는 기약 없는 위로의 말일 테지.
여전히 복도에는 어버이와 기사의 웃음소리가 메아리친다.
그 소리가 여느 때보다 듣기 싫어.
시야에 담긴 고해소로 홀린 듯 걸음을 옮겼다.
상담 분위기는 어땠지?
…….
뭐. 언제나 그렇듯 평화롭고, 모두가 안식 속에 있죠.
거짓말이군. 내가 그 정도도 모를 거라 생각한 건가?
사방에 흩뿌려진 피와, 등에 가득한 상처.
책상 위의 채찍과 수십 개의 혈액바들.
가족들이 곪아 썩어들어가고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신부는 그중에서도 정도가 심했다.
어버이가 짊어지지 않은, 가족들의 고민과 분노를 홀로 감당했기에.
그는 누구보다 곪아있었다.
상담 중 몇 개는 취소하겠다.
그건…
취소한 상담은 내가 맡아서 하지.
…당신께서?
혼자 이걸 다 하다간, 네가 먼저 망가질 거다.
그레고르는 명백한 불신이 담긴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지만…
모르거나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 말씀 주시길.
내가 상담을 맡겠다는 말을 반대하진 않았다.
…….
…….
이런 침묵이 찾아오면 무슨 말을 하는 게 좋을까.
고민해 봐도 떠오르는 말이 없어 방 밖으로 나가려는 순간, 그레고르가 의뭉스러운 말을 내게 던졌다.
그러고… 보니.
어버이께서 모험을 준비한다고 하더군요.
혼자 떠난다더군. 또 그 인간이 바람을 불어넣은 거겠지.
전설의 투구를 찾으러 떠나신다던데… 무척이나 기대가 되지 않습니까.
…….
너… 뭔가 알고 있나? 그 모험에 대해?
무언가 숨기는 듯한 신부의 태도.
불안한 듯 떨리는 눈동자를 마주 보며, 추궁하듯 물었다.
그와 친밀하진 않았지만, 이 정도 물음은 던질 수 있는 사이라 생각했기에.
계획?
로쟈 님께서 준비하신 것 같더군요. 이걸 당신께 이야기하는 게 옳은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뭐… 지금의 당신이라면 괜찮을 테죠.
감히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어느 누구를 붙잡고 말해도 끔찍한 패륜의 계획에 고개를 저었을 법한 이야기를 다른 누구도 아닌…
가족들의 행복을 위한 결정이었죠.
신부의 입에서 듣게 될 줄이야.
분명 본능은 어버이에게 이 사실을 고하라 외치지만.
…….
이미 미쳐버렸다 해도 이상하지 않을 고해소의 풍경이 고뇌가 되어 내게 파고든다.
신부가 미쳐버리면, 또 다른 혈귀가 가족들의 불안을 짊어질 테지.
그 혈귀 또한 오래 지나지 않아 미쳐버릴 테고.
그렇게 하나둘… 가족들이 이성을 유지할 수 없어지고 나면…
내 손으로 그 가족들을 묻어주고, 머리를 터트려야 하는 걸까.
어버이는… 진정 그런 참혹한 미래를 바랐나?
아니, 그럴 리가.
어버이는 변한 거다. 그 교활한 기사 놈의 입놀림에 빠져, 변해버렸다.
갈증을 참으며 꿈을 함께하던 가족들은 이미 무너져 내렸음에도.
철없이 모험을 떠나겠다 말하던 어버이의 무책임한 모습이, 목소리가 이를 증명한다.
패륜이군. 금기이고.
하지만… 이야기를 나눠봐야겠어.
로쟈 님은 마지막 퍼레이드 일정을 수행 중이십니다.
이 혼란스러움을 잠재우기 위해 가야 할 곳은 정해져 있다.
하나뿐인 자매가 있는 퍼레이드 구역으로.
그 눈… 다 알고 왔구나.
알려준 사람은… 아마 신부일 테고.
화려한 퍼레이드.
아래에는 수많은 인간이 웃으며, 손뼉을 치고 있었다.
우리를 두려워하던 눈빛은 더 이상 찾을 수 없다.
남은 거라곤 순진한 호의 정도일까.
한 명이라도 더 우리를 죽이려 하던 사냥꾼조차, 눈감은 채 우리를 방관해 주는 지금.
우리만 희생하면 이 행복한 풍경이 영원할 것만 같기도 했다.
그래, 우리만 희생하면 이루어질 행복이다.
어버이의 유치한 꿈은… 인정받고 있어.
우리에겐 악몽일 뿐인, 그 꿈 말이지.
…….
하아… 그래 기대한 내가 잘못이야. 너는 어버이가 하는 말이라면 항상…
하고 싶은 대로 해.
내가 없는, 우리가 없는 행복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그 답을 이제는 알 것 같다.
어버이가 바란 이상 속 행복은, 우리에게 의미를 갖지 못한다.
미쳐버린 가족들의 시체 위에서 인간의 행복을 바라본들, 무슨 영광이 있겠는가.
뭐?
그 계획, 진행하라고.
확신을 담아 던진 말이 끝나자, 지칠 대로 지쳐 죽어버린 자매의 눈빛에 이채가 서렸다.
…패륜이잖아. 그만두라는 말이… 네겐 더 어울린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야.
먼저 우리를 저버린 건 어버이다.
그리고 그 계획은…
어버이께서 망상에 빠진 사이, 가족들을 돌본 네가 말한 계획이지.
…….
당분간 가족들의 관리는 내가 맡을 테니, 너는 그 계획에 집중해.
난 네가 여전히… 눈앞에 벌어지는 모든 것에 관심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엔 조금… 마음에 드네.
계획은 이발사에게 들어. 자세한 건, 그 아이가 모두 만들었으니.
아니, 같이 가는 게 낫겠네. 둘이서 대화하는 것보단… 너도 그게 편하지 않아?
…그래.
산초도 계획에 동참하기로 했어.
산초 님도… 말입니까?
흠. 잘 됐군요. 이걸로 계획이 더 완벽해질 겁니다.
당신께서 계획에 찬성하는 건 상정하지 않았는데…
우리에게 관심 없는 척하지만… 뭐, 실제로는 제법 유심히 가족들을 봐온 것 같았으니까.
제가 만든 완벽한 드레스에도 관심을 안 보이셨지만, 실제로는 유심히 보고 있었을 가능성도 있겠군요.
그건…
…농담입니다. 여기 오시고 아무 말도 안 하고 계시길래, 해본 말이니 너무 신경 쓰지 마시길.
네 옷은… 다음에 입어볼 테니, 우선 그 계획이라는 걸 자세히 들어보지.
…….
어버이께 맘브리노의 투구를 씌울 겁니다.
매번 어버이를 벗겨 먹던… 그 유물쟁이에게 들은 정보야.
투구를 쓴 자를 자신과 같은 평등한 이로 여길 수 있게 되는 유물입니다.
평등한 이로 본다는 건… 상위 권속을 해칠 수 없다는 금기를… 거부감을… 지울 수 있다는 말인가?
정확하십니다. 투구를 쓴 자를 제가 보면 제3권속의 혈귀로, 산초 님과 로쟈 님에겐 제2권속의 혈귀로 보일 테지요.
인간에게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난다고 해. 왕은 투구를 쓴 자가 왕으로 보이고, 기사는 투구를 쓴 자가 기사로 보일 테지.
계획은 생각보다는 치밀했지만, 그렇다고 완벽한 것은 아니었다.
로시난테를 만들었음에도 어버이의 힘은 여전히 강대할 것이고.
가면을 쓴다고 해도, 어버이라는 걸 아는 이상 망설이는 가족들도 나올 테니.
하지만…
그래. 이게 최선인 거야.
끝나지 않을 악몽에 올라탄 우리가 내리기 위해서는…
가장 앞에서 달리는 어버이를 꿈에서 낙마시키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일 테니.
…그래서 우리도 당신을 저버린 겁니다.
눈에 닿는 곳에서도, 닿지 않는 곳에서도 모든 가족은 본능에 허덕이며 괴로웠으니.
당신이 우리의 행복을 내팽개쳤듯, 우리도 당신의 이상을 내던질 겁니다.
피를 탐하고, 인간을 해치고!
…당신을 망친 그 기사 놈을 찾아 갈기갈기 찢어버릴 겁니다.
끝까지 꿈에 대한 미련을 놓지 못하는 건지.
혹은, 공존을 망친 우리를 원망하며 벌을 내리려는 건지.
가족을 외면했다는 죄책감에 고개를 숙였음에도, 마치 꿈이 끝나지 않았다는 듯이.
당신은 우리를 향해 축 늘어졌던 팔을 뻗었다.
……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
최선의 준비를 했지만, 어버이가 진심으로 가족을 죽이려 든다면…
목숨을 걸더라도 동귀어진이 한계일 것이다.
하지만 어째서일까.
조금씩 흔들리는 당신의 손에는 숨길 수 없는 망설임이 엿보여서…
불안함에 급히 무기를 만들기 시작한 가족들을 제지했다.
싸우려는 게 아니다. 이건…
어버이의 손짓에 따라 하늘에서 거대한 그림자가 드리운다.
라만차랜드가 서서히 닫혀가고 있다.
어, 어버이께서 지금 라만차랜드를 닫으려는 건가? 우리가 나가지 못하게?
마땅히 받아야 할 벌이 오는 걸 테지.
…다들 진정해. 괜찮을 거야. 어쩐지 그런 감이 들어.
불안해하는 가족들과 묘한 눈길을 보내는 자매를 보며 나는 창을 더 깊숙히 찔러넣었다.
이들이, 그리고 내가 패륜의 죄를 저지른 건 맞다.
하지만… 가족들이 이 라만차랜드에 갇혀 또다시 고통받는 건.
그만두십시오.
우리가 당신을 사랑했던 만큼 당신도 우리를 사랑했다면…
부디 아무것도 하지 말아주십시오.
그것이 어버이로서 짊어져야 할 당신의 마지막 의무니까.
드리우던 그림자가 망설이듯 옅어진다.
우리를 사랑했다는 것만큼은 변하지 않았다 말하듯이.
우리를 향해 뻗었던 어버이의 손이, 조금씩 아래로 내려간다.
곁눈질로 본 가족들은 울고 있었다.
계획이 성공했다는 안도와 어버이가 없는 삶을 살아가야한다는 불안.
그래. 누군가는 이제부터 이들을 이끌어야 할 테니.
피로 이루어진 무겁고 비대한 의무가 내게로 다가왔구나.
누가 어버이의 소식을 묻거든.
가족을 뒤로 하고 망상만을 쫓다가 그 끝에서 낙마하였다고 전하라.
누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이냐 묻거든.
혈귀답게 살아갈 것이라 당당히 말하라.
그 후엔…
남겨진 책임과, 죄악감까지 모두 내가 짊어질 테니.
너희는… 잃어버렸던 행복을 되찾는 거다.
붉은 비가 내린다.
어버이의 숨이 멎고, 새빨간 물방울이 한없이 쏟아진다.
…이제서야 꿈이 끝났군요.
라만차랜드가 무너져 내린다.
모두와 당신 그리고 저의…
무너져 내린 모든 것이 붉은 비가 되어 밤새 내렸기에…
피는 범람해, 땅에 스며들 새도 없이 흘러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