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키는 임무도 다 했어… 충의를 다 했는데… 어째서… 내가 아니야?
HP | 69.0 + (2.39*lvl) |
DEF |
Trigger | Dialogu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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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격 획득 | 시키는 임무도 다 했어… 충의를 다 했는데… 어째서… 내가 아니야? |
아침 인사 | 날이 밝았으니 주군에게 보고하러 가야 해. 후훗, 이번에도 잔뜩 칭찬받겠는걸? |
점심 인사 | 사환을 먹은 뒤론 뭘 먹어도 밍밍해서 영… 그래도 식감이 좋은 음식을 먹는 건 여전히 즐거운 것 같아. |
저녁 인사 | 나는 밤이 좋더라. 이것저것 임무도 많고, 어쩌다 적의 습격이라도 막아내면… 높으신 분의 눈에 들기 이만한 상황이 없거든~ |
대화 1 | 그거 알아? 흑수의 소유권이 많이 남아있을 때 포기하거나 그에 준하는 대가를 치르면… 그 흑수의 일원 중 한명을 흑수에서 해방시켜 줄 수 있어. 이 몰개성한 검은 짐승에서 벗어날 수 있는 거야… |
대화 2 | 흑수는 사람이 아니라, 주군에게 충성한다. 질리도록 들은 말이지. 그런데… 허물을 벗고, 더 빛나려면… 사람에게 충성해야 해. 그래야만 나를 눈여겨 보고 꺼내줄 테니까. |
대화 3 | 징그럽고 흉측하지 않아? 시간이 지나면 지금보다 더 심하게 변할 거야. 점점 다른 뱀들처럼, 흑수들처럼 모든 것에 무감각해지겠지. |
동기화 후 대화 1 | 괘, 괜찮아. 밤에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흑수로 남아있는 게 낫겠더라구. 괜히 뽑혀서 나가봤자 암투에나 휘말려서 요절할 거라니까? 그리고 저번 주군은 영 아니었잖아. 모시기에는… 내가 아까웠지. |
동기화 후 대화 2 | 가주 후보자들은 자기들이 제일 불행하다고 생각하나 봐. 귀한 집에서 태어나서, 비단옷을 입고, 먹고 싶은 걸 실컷 먹으면서 뭐가 그렇게 불행할까. 매일매일 목숨을 위협 받는 건 넝마를 입고 배를 곯는 뒷골목 사람들도 똑같잖아. |
방치 | 이걸로 팔십… 조금만 더 채우면 짐승으로 사는 것도 끝일 거야. |
동기화 진행 | 보였어? 안 보였을 텐데… 휘어진 뱀은 소리보다 빠르거든. |
인격 편성 | 잠깐! 이번 임무는 내가 나갈게. 괜찮지? |
입장 | 이런 임무는 뱀 중에서도 내가 제일이지~ |
전투 중 인격 선택 | 불렀어, 주군? 필요한 일 있으면 언제든지 말해. |
공격 시작 | 목을 콱 물어버리자구. |
적 흐트러질 시 대사 | 어머, 놀랐어? |
흐트러질 시 대사 | 윽… |
적 처치 | 빈틈투성이네. |
본인 사망 | 나는… 뭘 위해… 지금까지, 주군을… |
선택지 성공 | 봤어? 이런 건 다른 뱀들보다 내가 더 잘한다구. |
선택지 실패 | 이건… 사소한 실수야. 다음에는 꼭 성공할게. |
전투 승리 | 좋아. 이걸로 성공한 임무만 아흔 번이 넘었어. 따로 하는 부탁도 다 들어줬고… 이만하면 주군도 나를 중요한 심복으로 생각하지 않을까? |
EX CLEAR 전투 승리 | 저번에 약속한 거 안 잊었지, 주군? 그 왜~ 임무를 성공적으로 백 번만 수행하면… 주군? 설마 소유권을 벌써 다 쓴 거야…? 말도 안 돼… 이건 약속이랑 다르잖아! |
전투 패배 | …이번 주군도 글러 먹었네. 그래. 처음부터 싹이 별로긴 했지. 다음 주군에게 잘하면 돼. 그러다 보면 언젠간… |
흑수화[사]
자신에게 <<((SnakeStance))사완>>이 있으면, 가하는 피해량 +5%
대상에게 <<((BurstPoison))주살【독】>>이 있으면, 가하는 피해량 +5%
피에 흐르는 독
SHAMROCK x 4
속도가 가장 빠른 아군 1명이 적에게 <<((Burst))파열>> 피해를 입히면, 다음 턴에 <<((AttackDown))공격 레벨 감소 >> 1, <<((DefenseDown))방어 레벨 감소>> 1 부여 (턴 당 1회)
사섬
사섬
사섬
사섬
뱀 송곳니
뱀 송곳니
뱀 송곳니
뱀 송곳니
절명사난
절명사난
싸늘하게 굳어가는 시체들. 그 사이를 헤치며 도망치는 이들이 보였다.
있는 힘껏 뛴다 한들, 뱀에게 벗어날 수 없다는 걸 모르지 않을 텐데.
끄아아악!
…….
뒷골목의 밤에 비할 바는 아닐 테지만, 홍원의 밤 또한 수많은 은원이 부딪힌다.
그래서일까.
잘난 듯 거리를 배회하며 상인들을 괴롭히던 이들이 벌벌 떨며 탁자 밑으로 기어들어 가고,
그렇게나 사람을 무시하던 이들이 누구의 사주냐 물으며 가증스러운 눈물을 흘린다.
팔을 휘두를 때마다 그 교만한 자들의 목이 끊어지고,
떨어진 머리통은 나무 바닥 위에서 톡, 톡 미끄러지듯 굴러간다.
그러다 문득. 벽에 부딪혀 멈춘 머리 하나와 시선이 마주쳤다.
억울함, 두려움, 우울함.
감기지 못한 탁한 눈동자에는, 익숙하기 그지없는 그런 감정들이 휘몰아쳤다.
하. 뭐가 불행하다고 그런 표정을 짓는 거람.
추위에 몸을 떨 필요도, 굶주림으로 뼈가 드러날 일도 없었으면서.
한낱 가축에 불과한 흑수가 무엇을 안다고 훈계질인가!
뒤에서 들려온 외침에 돌아보지도 않고 팔을 뻗어 창을 휘둘렀다.
더 이상 들을 사람이 없는 걸 아는데도, 목 안이 텁텁하고 답답했다.
이들이 죽는 이유가 불 보듯 뻔했기에… 그럼에도 자신들이 어떤 과오를 저질렀는지 모르기에.
끼익거리는 바닥을 걸으며 널브러진 머리들에게 입을 열었다.
차고 넘치는 부에 만족하지 못하고 욕심을 부렸을 거야.
이유야 뻔하지. 알량한 권력을 향한 실낱같은 기대 때문 아냐?
그 욕심에 다른 후보자, 주군의 눈 밖에 났을 거다.
쌓아나간 원한에 비참히 죽었으면서도 뭐가 그렇게 결벽하다고.
…목을 벨 사람은 다 벤 것 같은데.
주군이 내린 명령은 단순했다.
송암이라 불리는 작은 암자로 가서, 명단에 그려진 모든 사람의 목을 벨 것.
명단에 없는 사람이 보이면 머리통을 터트리라는 의아한 예외 조항이 있었지만…
이 작은 암자엔 그런 사람은 없는 듯 보였다.
이제 슬슬 주군에게 돌아가야… 어?
상자가 쌓여 있는 곳에서 들려온 아주 작은 소리.
반사적으로 팔을 뻗어 상자를 부수자, 그 사이에서 작은 그림자가 몸을 떨며 기어 나왔다.
하하…
이래서 보냈구나, 주군.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아이를, 이들이 몰래 키우고 있다는 걸 알아서.
사, 살려주세요. 흑수님!
엄마아빠가… 대관원의 영광을 천세 만세 누리려면…
제, 제가 가주가 되려 힘써야 한다 말씀하셨어요.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꼬맹이가 뭘 안다고…
하아… 숨길 거면 좀 제대로 숨겨둘 것이지. 상자 아래가 뭐야.
울먹거리는 아이. 목격자 하나 없는 조용한 암자.
생각해 보면, 주군에게 확신은 없었을 것이다.
있었다면 그런 애매한 명령을 내리지 않고, 아이를 찾아 죽이라고 했을 테니까.
이번 일에 흑수를 쓴 건… 경고의 의미가 더 컸을 것이다.
소문이라도, 그런 말이 자신의 귀에 들려오지 않게 하라는 경고.
…….
으으…
그래, 그렇네.
주군이 날 꺼내주려면… 앞으로 우리 뱀에게 중한 임무를 맡기지 못하잖아?
그래서 이런 사소한 일에 우리 뱀을 쓴 거지.
후훗. 아무래도 이번 주군은 진짜 약속을 지키려나 봐.
…네? 그게 무슨.
알 것 없어. 모르는 편이 나을 거구.
운 좋은 줄 알아, 꼬맹이.
내가 맡겠다고 나선 일이니, 다른 흑수가 올 일은 없다.
한 명, 같이 따라온 흑수도 농땡이를 부릴 셈인지 밤 내내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어… 어!?
얌전히 있어. 괜히 움직이다가 머리 날아가면 안 되니까.
그러니… 목만 베어도 괜찮을 거야. 주군에게는 내가 알아서 잘 설명하면…
어이쿠. 벌써 다 끝나가고 있었구만.
……
혹시 내가 낼름 숟가락만 얹은 건 아니지? 그랬다면 미안해.
창에 꿰뚫린 머리통이 무심히 떨어진다.
톡, 톡 바닥을 구르던 다른 머리들과 달리, 아이의 머리가 떨어지는 소리는 너무나 불쾌했다.
축축한 살점이 어그러지는 소리. 진득한 피가 눅진하게 들러붙는 소리.
이야… 이번 주군이 감은 좋아. 응? 용케 이런 걸 알았네.
어… 응. 그렇지.
이래서… 싫은 거다.
판단 하나 스스로 내리지 못하고, 그저 주군의 명령에 따를 뿐.
누구와도 은원을 맺지 않지만, 그렇기에 도구밖에 될 수 없는 처지.
…오래 해먹을 일은 아니지.
그나마 주군과의 약속이 이뤄질 날이 머지않았다는 것이 위안거리였다.
이 지긋지긋한 흑수짓도… 며칠만 지나면…
…뭐하다 이제 온 거야?
주군이 갑자기 일 하나를 맡기는 바람에 좀 늦었지.
일…?
내일 설씨 가문의 유력한 후보자 하나를 어떻게 해볼 심산이더라고.
그만한 임무가 끝나면 우리 재갈은 풀어줘야겠지만… 그래도 이걸로 얻을 이익이 있다면 수지타산이 맞다고 생각했나 봐.
거… 혹시나 해서 말하는 거지만, 저번에 널 데리고 나간다 어쩐다 하던 거… 믿은 건 아니지?
어? 에이~ 당연하지. 그걸 누가 믿는다고.
입에서 흘러나온 말은 이상하리만치 평온했고, 목소리엔 오히려 생기가 돌았다.
그래. 필두도 아닌 흑수를 데려갈 사람이 홍원천지에 어디 있겠어.
가주 대전이 시작한 지금, 흑수에서 나가는 건 바보 같은 짓이잖아.
이럴 땐 흑수로 사는 게 제일이라니까. 그 왜. 가주가 딱 뽑히고 나면 휴식기도 주잖아~
마치 내가 하는 말이 아닌 것처럼, 우울한 말들이 나오지 않았다.
흑수에서 나가는 것을 그토록 원했다 인정해버리면… 내 처지가 얼마나 비참한지 마주하게 될 테니까.
틀린 말은 아니지.
게다가 나 같이 유능한 뱀이 갑자기 나가면 다들 곤란할 거라구.
그건… 음. 영 틀린 말은 아니긴 한데, 사실은 아니지.
이럴 땐 맞다고 해주는 거야. 여기서 질리도록 오래 구른 사람 아니랄까 봐, 재미없긴.
그럼 들어가자고. 마침 주군에게 갈 일이 있으니, 보고는 내가 하지.
뱀이 떠난 뒤, 나는 형체조차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짓뭉개진 머리 하나를 바라보다…
이내 시선을 돌리고 암자를 빠져나갔다.
돌아간 방에선 눅눅하고 퀘퀘한 냄새가 났다.
환이 스며든 붕대, 온 몸에 묻은 피.
어질러진 방이 마치 꼭 내 마음과 닮아 있어서,
차오르는 우울함을 가리고자 무릎을 끌어안고 고개를 파묻었다.
이젠 정말 모르겠네.
하라는 일 다 해줬잖아. 재갈을 쥘 그 몇 달의 시간이 그렇게 아까웠던 거야?
있는 힘껏, 주군에게 충의를 다한들, 뱀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걸 모르지 않았는데.
날 선택할 수 있었잖아.
어째서… 내가 아닌 건데…
더는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더 생각할수록, 끝없이 가라앉는 것 같아서.
너무나 추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