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에게 붙을 이름은 없다. 나는 그저, 아무것도 아닌 그림자 속 짐승일 뿐이니.
HP | 69.0 + (2.34*lvl) |
DEF |
Trigger | Dialogu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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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격 획득 | 토끼에게 붙을 이름은 없다. 나는 그저, 아무것도 아닌 그림자 속 짐승일 뿐이니. |
아침 인사 | 부르심이 없다면, 저는 볕이 들어 있는 동안 없는 것과 마찬가지의 존재입니다. 주군께선 주군의 집무에 충실하소서. |
점심 인사 | 오찬이 준비되었다 합니다. 말씀하신 대로 식사 중에 일어날 부딪힘을 대비하기 위해, 저는 응달 속에 숨도록 하겠습니다. |
저녁 인사 | 각자 자리했습니다. 아주 작은 신호만 전해주신다면, 토끼 떼가 달빛을 전부 가리울 것입니다. 적들의 눈에 마지막으로 담는 빛도 그것이 마지막일 테죠. |
대화 1 | 주군께 감히 충고하건대, 저희를 도구로서 가까이하시되 마음으로는 멀리 두소서. 그림자에 사는 짐승들은 그저 주군이라 정해진 자에게 충성할 뿐, 사람에게 충성하지는 않으므로. |
대화 2 | 하나가 죽어도 둘이 나타나 상대할 것입니다. 사로잡힌다 한들, 저희는 그저 사라질 뿐 주군의 말은 들은 적이 없고, 주군의 행적은 본 적도 없는 몸입니다. |
대화 3 | 다른 흑수에게는 관심이 없습니다. 이미 그들에 대해, 필요한 정보는 전부 알고 있으므로. 주군께서 몇 무리의 흑수를 부리시는지, 그들이 각각 누구인지… 제게 알리실 필요 없습니다. 제가 듣더라도 그건 한 순간의 그림자 연극일 뿐, 저는 도로 그것을 모르는 자로 돌아갈 것입니다. |
동기화 후 대화 1 | 주군, 이 자리는 끝이 난 것 같습니다. 다른 토끼들은 이 건물에 더 물어뜯을 것은 없는지 주위를 맴돌고 있습니다. 명하실 것이 더 없다면, 물러가겠습니다만… 혹시나 숨은 짐승이 없는지 주의 깊게 관찰토록 하겠습니다. |
동기화 후 대화 2 | 야음의 땅은 짐승들에게 있어 가장 우위를 갖는 공간이다. …알겠나. 토끼가 네놈을 바라보고 있던 시점부터, 네 명줄이 그 순간 끊어졌다는 것이다. |
방치 | ……. |
동기화 진행 | 일러주신 적은 처리되었습니다. 다음으로 뜀박질할 곳을 알려주시겠습니까. |
인격 편성 | 명을 받듭니다. |
입장 | 야음을 틈타. |
전투 중 인격 선택 | 주군께서 찾아오시는 건… 아니, 말씀하십시오. |
공격 시작 | 베어내리. |
적 흐트러질 시 대사 | 불쌍하게 울부짖는군. |
흐트러질 시 대사 | …큭. |
적 처치 | 이제 끝내지. |
본인 사망 | 내가… 죽어도… 묘는… |
선택지 성공 | 간단한 명령입니다. |
선택지 실패 | …이 일에 더 적합한 토끼를 찾죠. |
전투 승리 | 명을 수행했습니다. 비록 묘의 손실은 컸지만, 신경 쓰실 것 없습니다. 사라진 만큼 묘는 다시 얼굴을 드러낼 것입니다. |
EX CLEAR 전투 승리 | 그림자가 그들을 덮었습니다. 청소부가 다녀가고 날이 밝으면, 죽은 자의 흔적을 찾으려는 자들이 와도 아무것도 알 수 없을 것입니다. 볕이 들면 그림자는 거두어지므로. |
전투 패배 | 제 실패가 흑수의 실패는 아닙니다. 저 역시 수많은 짐승 중 하나인, 아무것도 아닌 자일 뿐. 곧 실패를 덮기 위한 다른 짐승 떼가 나타날 것입니다. |
흑수화[묘]
자신에게 <<((LegStrength))각력【묘】>>가 있고 대상에게 <<((BurstAgility))주살【신속】>>이 있으면 <<((LegStrength))각력【묘】>>당 가하는 피해량 +5% (최대 15%)
무리짓는 토끼
SHAMROCK x 3
속도가 가장 빠른 아군 1명이 <<((Burst))파열>>이 있는 대상을 공격할 때, 가하는 피해량 +10%
다음 턴에 <<((Agility))신속>> 1 얻음 (턴 당 최대 1회)
순보
순보
순보
순보
척살
척살
척살
척살
각주살검
각주살검
밤이 되었음에도 인공적인 빛 아래 여전히 밝은 홍원의 밤.
아이는 노란 눈동자를 형형하게 빛내며, 눈앞의 괘씸한 도둑을 내려다보고 있었어.
그 꼴사나운 달음박질은 끝났나.
묘가 빠르다곤 들었지만… 이건…
그런 느린 걸음으로 토끼에게서 도망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니… 어리석군.
주군이 받기로 한 중요한 물건을 중간에 가로채 사라진 도둑.
그 도둑을 잡으라는 명령이 아이에게 내려온 건, 도둑이 도주한 지 두 시간이나 지난 뒤였지만…
그 시간 차이가 무색하게도 아이가 그를 따라잡는 것엔 삼십 분도 채 걸리지 않았어.
여러 건물로 인해 복잡한 홍원의 뒷골목이지만, 매일같이 홍원을 무대로 암투를 벌이는 흑수에게, 그자의 도주로는 손바닥 들여다보듯 훤했겠지.
충은 무사하군.
도둑의 손아귀에는 길고 비대한 벌레 한 마리가 꿈틀거리고 있어.
미끈한 표면과 물컹거리는 몸뚱이가 부자연스럽게 움직이는 모습도 흉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끔찍한 건 충이라 불린 벌레의 머리야.
사람과 똑같이 생겼지만, 살갗은 창백하게 늘어져 있고, 퀭한 눈구멍은 초점을 잃은 채 허공을 바라보고 있는 흉물.
그럼에도 도둑은 그것은 소중한 보물이라도 되는 듯 조심스럽게 양손으로 감싸고 있었지.
귀한 자로 만들어진 충을 훔쳤으니 즉시 목을 베어도 모자람이 없을 테지만…
서부나 남부 같은 타지역에 사는 이들이 보기엔 벌레 한 마리로 무얼 하나 싶겠지만…
도둑이 들고 있는 충은 보통의 벌레와는 달라.
체내에 넣으면 재료가 된 사람의 기억을 가질 수 있는 특수한 벌레이자,
재료의 귀천에 상관없이도 그 수를 물건이 아닌 사람으로 셈할 만큼 특별한 존재.
그중에서도 도둑이 훔쳐 간 충은 가문의 많은 비밀을 알고 있는 홍원의 격식 높은 사람을 재료로 만들어진 귀물이었던 거야.
그 안에는 아이가 모시는 주군과 관련된 가문의 여러 정보가 기억의 형태로 담겨 있을 테고…
적대 가문의 후보가 충을 손에 넣어 제 몸에 넣는다면, 순식간에 아이의 주군은 가문의 여러 비밀을 빼앗기는 셈이 되어버릴 테지.
충을 탐한 이유를 듣겠다.
그럼에도 아이는 곧장 도둑의 목을 베기보단, 사정을 묻기로 했어.
아이가 동정심을 품은 건 아냐.
그저 아이의 주군이 그것을 바랐기 때문이지.
차갑기 그지없는 아이의 말투에서도 명령을 내린 이가 내어준 기회를 읽은 걸까?
도둑은 곧장 무릎을 꿇고 구슬픈 목소리로 제 사연을 털어놓기 시작했어.
도, 돈이 필요했을 뿐이오.
다, 다른 가문에서 충을 가져오기만 하면, 평생 먹고 살 재산을 베풀어 준다 하였소.
병든 노모를 돌보기 위해선 어쩔 수 없었…
거짓이군. 흑수가 그것도 알아보지 않고 찾아왔을 것 같나.
병든 노모… 하. 네 노모는 진작 3년 전 목숨을 잃었을 터.
그 짧은 시간에 그걸…
솔직히 말해라.
주군께서 네게 내민 동아줄은 그리 길지 않다.
괜한 거짓으로 혓바닥을 늘렸다간…
아이의 단호한 태도에 도둑은 한참을 망설이다 겨우 입을 열었어.
…….
언제까지 재적일에 추락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며 살기 싫었다네.
홍원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건물은, 일정 주기마다 움직여.
그건 각자 가진 재산에 따라 소유한 공간을 재분배하는 과정이지.
가난한 이들이 사는 공간은 점점 좁아질 테고, 휴식처가 되어야 할 집에서도 마음 편히 쉴 수 없었을 거야.
안타깝다면 안타까운 사정이지만… 흑수인 아이에게는 와닿지 않는 사연인 것 같네.
재물에 눈이 멀어 저지른 일이었나.
그 정도 사유라면… 우리가 나눌 대화는 여기서 끝이겠군.
가, 가까이 다가오거나, 발을 변형하려는 낌새가 보이면… 귀에 바로 이 충을 넣을 것일세!
…명을 재촉하는군. 네놈이 감당할 수 있는 기억이 아니다. 하물며…
자, 잠깐!!!
아니. 이 대화는 이걸로 충분해졌다.
도둑이 말을 끝맺기도 전, 아이의 등에 메인 검에서 흉흉한 빛이 감돌기 시작했어.
Q사의 기술로 새겨진 검의 괴문자는 특정한 조건이 만족되었을 때에서야, 그 힘을 제대로 발휘해.
이번 임무에서 아이가 힘을 쓸 수 있는 조건은, 충을 훔쳐 간 사람이 주군의 자비를 거부하는 것이었을 테지.
검을 겨눈 아이의 발은 순식간에 토끼와 같은 역관절로 변하며 도둑에게 쏘아질 준비를 마쳤고…
미래를 직감한 도둑은 의미 없음을 알면서도 전력을 다해 뒤로 몸을 던졌어.
크으윽… 젠장!
끝내 최후의 수단으로 도둑은 다급히 귓속으로 충을 집어넣었지만…
커헉…
체내에 충을 넣었어도, 그 즉시 목숨을 거둔다면… 몸에 있는 충이 동화되기 전에 다시 멀쩡히 꺼낼 수 있다.
그 점을 간과했군.
너무도 빠르게 도약한 아이의 검에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하고 말았어.
조금만 지나도 충은 도둑의 신체와 하나 되어… 충으로 만들어질 때 새겨진 조건을 만족하기 전까진 어떤 수단으로도 꺼낼 수 없었을 테지만…
동화되기 전에 목숨을 취한 이상, 아이는 손쉽게 충을 되찾을 수 있었지.
다음 임무는…
하지만 아이의 밤은 임무 하나로 끝나지 않아.
홍원에는 수많은 암투가 벌어지고 있었고, 그 암투의 중심에 선 흑수가 된 아이는…
주군이 내린 또 다른 명이 가리키는 곳을 향해 계속해서 뜀박질할 테지.